클라이언트는 IT기업에서 근무하는 프로그래머로 정적인 편이고 안정적인 상황에 있는 것을 선호하는 성격이다. 삭막한 도심 속에서 모니터에 갇힌 채 근무한 후 돌아오는 집은 휴식의 기능이 극대화된 공간이 되도록 하였다. 자연 속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산에 위치한 주택가 중 뒤로는 숲이, 앞으로는 호수가 보이는 곳으로 사이트를 설정하였다. 외부의 시선과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외부 공간과 단절하였으나 혼자만이 누리는 내부 공간에서는 벽으로 막힌 공간이 없이 넓게 트여 있도록 설계하였다. Split Floor 구조를 사용하면서 경사진 사이트에 주택이 자연스럽게 위치하도록 하였다. 또한 이를 통해 벽체 없이 공간을 구분하면서도 집 어느 곳에서나 다른 공간들을 볼 수 있도록 하여 넓은 공간감을 주었고 단차를 이용해 순환 동선을 설정하면서 내부 공간들이 연결되게 하였다. 1층의 공간들을 지나 2층으로 올라오게 되면 거실-침실-테라스-거실 또는 서재로 이어지는 동선이 단차로 인해 방향이 설정되어 있다.
주택 내부와 자연을 연결하기 위해 창과 테라스, 그리고 중정을 활용하였다. 1층과 2층 거실의 뒤쪽 면을 통창으로 하여 숲을 볼 수 있게 하였다. 중앙에 위치한 중정은 자연을 주택 안으로 끌어들여 주택 안에 머무르면서도 자연을 느낄 수 있게 하였고, [ㄷ]자 형태의 1층 구조를 통해 중정이 주택 내부에 갇혀 있지 않으면서도 사적인 공간으로 누릴 수 있게 하였다. 중정과 함께 2층 테라스를 통해 빛을 실내로 끌어들여 채광 효과를 높였다. 또한 테라스에서는 정면에 위치한 호수를 볼 수 있는데, 루버를 설치하여 루버의 각도 조절을 통해 시야와 채광을 조절할 수 있게 하였다.
불규칙한 형태지만 수직, 수평의 공간만 사용하며 요철의 길이를 통일하여 규칙성과 리듬감을 주었고, 2층 매스가 돌출되게 하여 입면선 안쪽을 추가적인 장치 없이 개인 공간으로 사용 가능하도록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