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사진은 음영만으로 순간을 기록하고, 우리는 2D로 남은 그 기록을 통해 순간을 체험한다. Elliott Erwitt의 작품 또한 익살스럽고 아름다운 순간들을 음영으로 담아낸다. 사용자는 뮤지엄으로 들어오며 마치 사진의 프레임 속으로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고, 전시공간을 향해 이동하며 점차 흑백사진 속 일부가 된다.
내부 프로그램을 음영의 3요소인 white, gray, black으로 나누어 가장 오픈된 공간인 white에서부터 가장 폐쇄적이고 집중적인 black 공간으로 들어가게 된다. 사용자는 white의 공간으로 들어와 gray공간을 거치며 최종적으로 black공간으로 도달하면서 대비로 향해가는 여정에서의 그라데이션을 느끼게 된다.
각각 white 공간에서는 Elliott Erwitt의 일상적이고 유머러스한 사진들로 그의 사진의 특징인 대조, 유머러스함, 일상적임을 핸드북처럼 접하고, gray 공간에서는 그가 관찰했던 다양한 커플들의 모습들을 관람하며, 지하의 dark gray 공간에서는 그가 세계대전을 겪으며 찍은 세상의 문제점들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사진들, 마지막 black 공간에서는 그가 남긴 역대 역작들을 관람하며, 동시에 어두운 조도 아래 색채를 잃고 흑백사진 속으로 녹아드는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