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격변하고 있는 을지로 일대의 건축물 중 한가지를 골라 호텔로 리노베이션을 하는 프로젝트로 을지로의 랜드마크인 세운상가와 연결된 아세아 전자상가를 대상으로 진행하였다. 아세아전자상가는 을지로일대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 중 하나로 그 옆에 위치한 세운상가보다 오래된 건축물이다. 내부에서는 각종 전자제품 및 부품을 판매하며 그 상층부에는 과거 극장이기도 하였으며 교회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현재 상층부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아세아전자상가의 1층에 위치한 오래된 간판들과 색이 바래어진 오래된 철제 샌드위치 패널 외피 그리고 그 주변 골목에서는 오랜 세월의 흐름을 엿볼 수 있다. 그 내부에서는 폐쇄된 지 오래되어 안전상의 이유로 접근이 불가한 상층부와 점차 가게들이 사라져 비어 가고 있는 저층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마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생을 다해가는 듯한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가에서도 굳건함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건축물의 내부 라멘구조를 이루는 기둥과 보의 모습이었다. 이미 을지로 일대는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과거의 거대한 공장의 모습을 탈피해 젊은 에너지가 느껴지는 공장 이상의 지역으로 탈피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아세아 전자상가는 상가의 근본이며 기반인 라멘구조의 뼈대를 건물의 핵심으로 유지된 채 탈피하여 호텔로 다시 태어나게 될 것이다.
아세아전자상가의 형태적 근간인 라멘구조의 골조와 박스형태의 메스, 그리고 기능적 근간으로는 세운상가 및 주변 골목과의 접근성을 베이스로 리노베이션을 진행하였고, 을지로의 도시조직의 복잡하지만 모두를 이어주는 골목의 형태적/기능적 특성을 품은 호텔을 컨셉으로 디자인을 하였다. 또한 내부의 인테리어 디자인적 컨셉으로는 골조를 근간으로 하는 디자인적 특성에서 기인한 노출구조, 인더스트리얼 디자인등의 컨셉을 차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