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작품은 그리드는 공간에 총체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상상으로부터 출발했다. OMA의 시애틀 센트럴 라이브러리에서는 매스가 엇맞물리게 배치됨에 따라 빈 공간이 생겨나고, 이 빈 공간이 내부 프로그램을 연결하고 있다. 막스 두들러의 그림 형제 센터는 바닥과 천장까지도 정해진 가격을 칼같이 지키며 보이지 않는 그리드를 형성하고 있다. 시애틀 도서관과 그림형제 센터의 공통점은 레이어가 만들어낸 보이드, 그리고 보이드 크기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시선의 흐름이다. 두 건물의 특징을 그리드로 엮어내고자 했다.
시선의 차이가 발생하는 하나의 모듈은 시애틀 라이브러리가 형성된 것과 같은 원리로 만들었다. 이 모듈 안에서 발생한 보이드는 그리드로 채워넣었다. 이때 그리드는 빈 공간을 가시화하면서 다음 모듈과 연결시켜주는 역할 역시 수행한다. 모듈을 결합할 때에는 해당 모듈 내 시선이 떨어지는 부분이 그 다음 모듈과 맞닿아 이어지도록 했다. 모듈이 쭉 연결됨에 따라 시선 역시 연속성을 지닌다.
이렇게 다섯 개의 모듈은 각각 빈 공간을 가지며, 그 공간을 메우는 그리드를 통해 결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