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라이언트는 CODA(Children Of Deaf Adult) 가정으로 어머니와 아버지가 농인, 아들이 청인인 3인 가족입니다. 귀가 안 들리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특성상 청각을 제외한 다른 감각을 통해 집 내부 상황의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했습니다. 저는 거리에 따라 흐림 정도가 달라진다는 반투명 유리의 특성에 주목했습니다. 이 특성을 통해 알 수 있는 시각적 정보의 정도를 청각이 주는 정보의 양과 비슷하게 조절하려고 했고, 집의 공용공간과 주 동선에 반투명 유리를 넣어 가족 간의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 시각적인 정보를 많이 주려고 했습니다. 1층과 2층의 거실을 수직적인 보이드를 통해 연결해 후각적인 정보 또한 얻을 수 있게 했고, 수어로 대화하는 CODA가정의 특성상 직사광이 많은 공간에서는 눈이 쉽게 피로 해져서 대화하기 힘든데 반투명 유리를 통해 확산광을 집의 공용공간에 들이고 부족한 직사광은 뒷마당과 테라스, 집의 개인공간에서 누릴 수 있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