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라이언트는 설치미술 및 대형회화를 작업하는 남편과 큐레이터인 아내, 그리고 초등학생 두 아들로 구성된 가족이다. 대지는 진관동 177번지로, 경사를 활용한 설계를 통해 반지층을 활용했다. 북쪽과 서쪽은 도로와 녹지에 면해 있어 외부인의 시선이 닿기 쉬운데, 이를 고려해 주거와 업무 공간의 경계를 명확히 나누었다. 업무 공간은 북쪽에 배치해 외부 접근이 용이하도록 하였고, 주거 공간은 남쪽에 배치해 외부인의 시선을 차단하며 사생활을 보호하도록 했다. 추가로 남편의 미술품 전시 공간이 필요했고 큐레이터 아내의 오피스 직원, 손님들의 방문이 잦아 사적, 공적 경계에 대해 고려해서 그림을 그려나갔다.
디자인의 핵심 개념은 ‘경계 짓기와 허물기’으로, 점과 면을 통해 물리적으로는 공간을 분리하되 시선과 감성적 교류를 가능하게 하는 방식을 생각했다. 두 공간의 점을 맞댄다는 것은 공간이 직접적으로 연결되거나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있진 않지만 가장 가까이 있음을 의미하고 두 공간의 면을 맞댄다는 것은 공간의 직접적인 연결을 만드는 것을 의미하며 그것이 만들어내는 주거인들의 생활과 교류를 상상하며 디자인 하였다. 큐레이터 아내의 오피스, 남편의 작업실, 아이들 방 각자가 제일 오래 머물러 있을 공간을 점으로 맞닿게 연결하여 각자의 생활을 존중하면서 또 서로 간의 상호작용을 유도했다. 부부 침실과 서재는 두 사람만의 연결을 위해 면을 맞대어 배치하였고, 이를 통해 부부의 직업적 특성과 생활 패턴을 반영했다.
외부인이 자유롭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공적 마당과, 거주자만을 위한 사적 마당을 나누어 설계했으며, 썬큰 가든과 건물 배치로 두 마당을 자연스럽게 분리했다. 지하 1층에 차고, 작업실, 창고 등을 배치하여 차고에서 작업실로 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였고, 작업실은 높은 층고를 적용해 설치미술 작품을 전시하거나 작업하기에 적합하도록 설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