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건물 군집들 사이에 콕 박혀있는 초고층 빌딩 몇 채. 이제 서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두 건물군은 단순히 크기만 다른 것이 아니다. 그들이 입고 있는 옷 역시 그들의 다름을 말해준다. 작은 건물의 작은 외장재와 창문, 큰 건물의 큰 외장재와 창문. 한 시야에 이질적인 두 모습이다.
이러한 초고층 주거 개발은 한정된 토지 안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적용되는 용적률에 의해, 건물 군집 자체는 붙어있을지언정 큰 건물 한 채가 작은 건물들에서 일정거리 떨어지도록 보장하고 있다.
이는 서울의 전형적이면서 묘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외관을 통해 다른 건물군임을 인지할 수 있지만, 작은 건물 가까이 서서 큰 건물을 바라보면 그 둘의 크기가 사뭇 비슷해보이는 순간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순간을 조명하여, 작지만 커보이는 건물들과 크지만 작아보이는 먼 건물, 즉 큰 난쟁이와 작은 거인들의 만남을 보다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여 도시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더이상 두 건물 군집이 완전히 이질적인 존재가 아닌, 다름 자체를 받아들이며 공존하는, 원근을 눌러버리는 만남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https://youtu.be/xLyuIVh6vSo?si=5gvyZ0ZM69Xy-E08
https://youtu.be/FKOGgTctD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