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집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클라이언트가 어떤 사람인지 잘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내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나 자신'이다. 따라서 내가 잘 알지 못하는 가상의 클라이언트의 집보다, 내가 잘 아는 나 자신을 위한 집을 설계하기로 하였다. 집의 공간을 구성하기에 앞서, 내가 집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 파악하였다. 또한 내가 취하는 행동의 조합과(예를 들자면, 앉아서+먹기, 엎드려서+책보기와 같은 조합) 그 조합들이 필요로 하는 공간을 생각했다. 그 다음 단계로 필요한 공간들의 관계를 파악하였다. ('자는 공간 안에 먹는 공간이 필요한가?'와 같은 질문을 통해 공간의 우열을 나누었다) 파악된 공간들의 관계 중 가장 낮은 단계에 있는 공간, 화장실과 같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공간을 처음으로 하여, 취미생활을 하는 공간과 같은 가장 복합적인 공간을 마지막으로 구성하였다. 공간을 구성할 때는 나의 신체 치수를 측정하고, 이를 활용하여 어떤 행동을 할 때 필요한 공간의 크기를 정하였다. 마지막 단계로, 구성된 공간들을 각각의 모듈로 하여 모듈들을 하나로 합치는 방식을 사용했는데, 파악하였던 공간 간의 관계를 고려하여 모듈들을 합치는 방법을 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