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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중 작품

[건축설계(2)] 황지호 | 津島修治 (Tsushima Shuuji)
  • 2023-2학기
  • 건축설계(2)
  • 지도교수 : 최연웅, 황수용
  • 작성일  2024-02-22
  • 조회수  371

 

 

 

 

 

 

 

 

 

 

 

 

 

 

 

 

 

 


 

5번의 자살 시도, 단 한 번의 죽음. 주택의 클라이언트는 작가 '다자이 오사무', 본명 쓰시마 슈지 이다. 그는 5번의 자살 시도 끝에 죽음을 맞이했다. 그를 그렇게까지 몰아넣은 원인은 아이러니하게도 본인 자신이다. 세상이 그를 죽음의 문턱으로 몰아넣었지만 그 끝에서 그가 가진 감정은 세상을 향한 모독이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지독한 혐오감이었다. 그것이 그가 세상을 저버리도록 만들었다. 그런 그에게 어째서인지 미묘한 감정을 느낀 나는 죽기 전의 그에게 헌정하는 주택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정확한 그의 자살 원인은 그의 소설 '인간, 실격 통해 유추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난 그 원인을 이렇게 규정했다. '스스로에 대한 이해 부족 남들과 너무나 다른 심미안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유약한 성격은 자신을 세상에 해명조차 하지 못하게 하였고 그는 세상을 이해할수도 자신을 해명할 수도 없는 스스로를 증오했다. 주택은 거대한 13x4x6.6m의 노출 콘크리트로 둘러싸여 있다. 항상 외부의 인간들에게서 스트레스를 받은 그가 온전히 그것들과 분리될 수 있도록 한 조치이다. 그리고 그 내부를 그가 즐거웠던 경험으로 채우기로 했다. 조그마한 입구를 들어가면 7x6m의 길고 높은 곡선 복도가 있다. 미묘한 곡선은 긴 복도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보이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그 끝자락에 거실, 주방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그의 책 '달려라 메로스' 를 집필할 때 오사무는 그의 친우에게 '기다리는 사람이 괴로울까, 기다리게 하는 사람이 괴로울까.. 복도는 단순히 내부 공간을 숨기는 것만 아니라 그의 즐거웠던 경험을 담고 있다. 복도를 걷다 보면 천장이 사라지고 빛이 들어오다 그 끝자락에서 빽빽한 숲이 나타난다. '쓰가루 예찬했던 고향의 숲은 더불어 주택 깊숙한 곳의 오사무 자신만의 공간을 숨기고 있다. 그 끝자락에 비로소 그의 개인 공간인 일식 주택이 들어서 있다. 그가 사랑했던 생가의 형태를 한 목조건물은 1층에 개인 거실을, 2층에 작업실이자 침실이 있다. 모든 것으로부터 독립된 이 공간에서 나는 그가 스스로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가지게 하고자 한다. 세상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스스로를 이해하는 것이 세상을 이해하는 법이자, 가장 좋은 항우울제일 것이다. 공간의 반대편엔 다시 좁은 숲길이 펼쳐진다. 그 끝의 계단을 오르고 다시 좁은 복도를 지나면 상부 정원의 삼림으로 가려진 기도실이 나타난다. 이는 작업실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그는 생의 마지막에서 자기혐오를 종교로 풀어보고자 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자신을 구원해 보고자 했던 몸부림을 그에게 헌정하는 주택 가장 은밀한 곳에 숨겼다. 기도실 가장 깊은 곳의 희미한 빛줄기가 그를 감싸주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