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23-1학기에 진행한 광희동 도시재생의 컨셉은 ‘개방’이다. 폐쇄적이고 쇠퇴하고 있는 광희동 내 영세한 인쇄소의 현황을 면밀히 관찰하고, 앞으로의 인쇄업의 비전에 대해 고찰하며 개방된 공간이란 어떤 공간을 의미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광희동은 서울 중구에 포함된 행정동으로, 인접한 을지로동, 필동과 함께 서울의 인쇄업의 절반 이상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인쇄업 사업체 수와 종사자 수가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자세히 조사해 보니 영세한 사업체들의 부족한 홍보 능력과 인력 수급, 사라져 가는 과거의 기술들이 문제였고, 대부분의 인쇄업 종사자가 편의, 후생, 휴게시설이 없는 환경에서 작업하고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쇄업을 위한 공간을 생각했다. 그체적으로는 인쇄업의 역사, 작업공간, 목형과 지류 등을 전시하는 공간과 인쇄업 관련 종사자를 위한 휴게공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공간에, 보행자를 포함한 일반 대중에게까지 열린 공간을 더하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공간적 측면에서, 솔리드한 프로그램들과 보이드 공간, 그리고 동선들이 어떻게 배치되어야 각 프로그램들이 역할을 잘 수행하면서 서로 유기적으로 존재할지 스터디했다. 일반 대중에게 가장 중요한 1층에서 보이는 시선을 기준으로 매스를 프로그램적으로 절개하여, 시선이 뚫려 보이는 부분에 외적인 프로그램을 놓고 시야각 바깥에 존재하는 매스에 내적인 프로그램을 배치했다. 계단을 통해 어떤 층에 도착했을 때, 반시계방향으로 돌면 전시동선으로 진입하고, 시계방향으로 틀면 휴게공간으로 가게 되는 동선을 구현했고, 내적인 프로그램과 외적인 프로그램을 서로 관통하는 배치 방식을 통해 전시와 휴게가 서로 흐려진 경계 속에 존재하도록 유도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한 ‘Blue-Print’는 일반 대중과 인쇄업 종사자간의 혼합, 인쇄소 직원과 인쇄기획사 직원간의 혼합은 경계가 나뉜 영역에서만 존재했을 때는 알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해줄 것이며, 궁극적으로 인쇄업의 현재에 대한 내용을 대중이 인지하고 더 나은 미래(청사진, blueprint)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