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정의 가치가 존중되지 않는 사회는 어떠할까? 본 설계는 재난으로 인해 폐허가 된 미래 세계를 배경으로 한 시나리오를 토대로 구상되었다.
2100년, 기후 변화 등 자연재해로 해수면의 기하급수적인 상승하고 범지구적 재난이 일어난 지구는 생존과 재건만을 목표한다.
따라서 정량적인 평가를 통해 높은 성과를 내는 인류만이 존재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사이코패스처럼 서로의 감정은 배제한 채 오로지 진취적인 목표만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이 세계를 이루고 성취도 평가에 따라 계층이 수립된다. 이는 어른들 뿐만 아니라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적용된다.
시나리오 속 아이들이 키워지는 프로토타입은 크게 거주. 식당 및 교육. 그리고 노동공간으로 나뉜다. 아이들은 일정 분기마다 성취도 평가를 받고 3개의 클래스로 나뉜다. 클래스에 따라 이들의 생활 루틴은 각기 달라지고, 이들이 잠을 자고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숙사 공간은 방의 크기, 조도, 창의 크기가 클래스에 따라 달리하고 낮은 클래스일수록 어둡고 좁은 공간에서 살아가게 된다. 이들 공간 모두 중앙의 크기가 다른 중정을 공유하여 서로를 올려다보고 내려다보게 되며, 이 공간은 서로의 위치를 확인하고 경쟁의식을 불러 일으켜 성취도 향상을 자극시킨다. 이들을 교육, 감독하는 선생님들은 모든 클래스의 위, 또는 중앙에 존재하여 아이들을 감시하며 관리한다.
시나리오 속 아이들이 키워지는 프로토타입은 ‘축소된 현재’로, 표면적으로 평화와 공감을 우선시하면서도 경쟁을 통한 비인격화가 빈번한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상을 조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