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그리트 뒤라스(1914-1996)는 20세기 프랑스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그녀는 자전적인 경험에서 비롯되는 고통, 여성, 가족 등의 주제로 글과 영화를 만들었다. 허나 그녀의 글쓰기는 이런 단일한 주제로 설명될 수만은 없다. 해체적인 방식으로 세기와 자전적인 고통을 그려낸 그녀의 작품 속에서 우리는 길을 잃고 ‘뒤라스’에 다다르고 또 길을 잃는다.
인도차이나, 파리, 노플 르 샤토, 트루빌을 거친 그녀의 일생에서 나는 존재하지 않는 그녀의 5번째 집을 상상한다. 세심하고 때때로 독단적인 그녀를 주택 전체를 아우르는 중정과 복도로 상징화하고 기능적으로 해체하여 설계했다. 소설 『연인』을 시작으로 한 이 프로젝트는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자신의 소설로 꼽는 『태평양을 막는 제방』으로 끝난다.
때로는 미로같지만 중정에 이르는 복도를 걸으며 뒤라스와 함께 길을 잃는 것을 제안한다.
“사랑한다고 믿으면서도 한번도 사랑하지 않았다.
나는 닫힌 문 앞에서 기다리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