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앞에서 봤던 거리 공연에서 컨셉 아이디어를 얻었다. 저글링을 응용한 마술 공연이였는데, 공연을 보면서 ‘움직임’ 자체에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고 느꼈다. 피젯스피너나 태엽 장난감처럼 움직이는 구조체는 움직인다는 특성만으로도 관심을 끌고 그 원리를 궁금하게 한다. 이러한 특성을 파빌리온에 담고자 했다.
파빌리온에서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하고 싶었다. 첫째, 전체 구조체가 동시에 혹은 연쇄적으로 움직이도록 하여 극적인 체험을 제공하고 싶었고, 둘째, 외부 동력을 사용하지 않고 이용자의 힘만으로 움직이도록 하고 싶었다. 셋째, 전체 메커니즘을 노출시켜 구조적 형태 그 자체를 디자인으로 활용하고 싶었다.
초기 설계는 공학 분야의 연구나 가변적 가구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었고, 최종적으로 Hoberman Circle와 Iris Diaphragm의 원리를 이용하였다. Hoberman Circle는 가위 모양의 모듈이 반복적으로 엮여 양쪽에서 인장력을 가할 때 확장되는 구조이다. 모듈의 사이각과 길이에 따라 확장폭과 확장에 필요한 힘의 크기가 달라지며, 계산을 통해 적정 각도와 길이를 산정하였다. Iris Diaphragm은 회전판을 돌릴 때 회전판과 중심을 잇는 모듈이 회전하여 중심부를 확장시키는 구조이다. 연결 모듈의 개수에 따라 중심부와 연결 모듈의 디자인이 바뀌며, 이 역시 계산을 통해 설계하였다. 중간마감 이후 디벨롭 과정에서 천장부도 확장될 수 있도록 설계해야 전체 규모와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천장부에는 반원 모양의 연결 모듈을 이용해 연결 모듈과 이어진 기둥이 확장되도록 하는 구조를 고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