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22-2학기에 진행한 S, T동의 리노베이션 컨셉은 ‘탈경계’다. S동과 T동의 현황을 관찰하고, 앞으로의 캠퍼스 공간에 대해 고찰하며 예상할 수 없는, 변화무쌍한 사용자의 행태를 담으려면 어떤 공간이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자 했다.
S동과 T동이 놓여진 사이트는 서쪽에 서울시 마포구의 도시 조직, 동쪽에는 홍익대학교 캠퍼스의 중심 축이 있다. 즉 S동과 T동은 도시와 캠퍼스의 경계에 있는 건물이다. T동에는 강의실과 열람실이 위치해 있고 엘리베이터로 5층까지 올라가면 공중 보행로를 통해 캠퍼스 중심 축 도로까지 단번에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많은 사람들이 T동 주변을 걸어다닌다. 그에 반해, T동 남측에 위치한 계단식 보행로는 폭 6.4m, 길이 56m의 좁고 긴 형태를 가지고 있다. 이 길을 걸어가는 동안 마주하는 출입구는 단 2군데이며, 단차가 심하고 해가 잘 들지 않는다. 주위 야외공간들은 건물 하나를 지나면 다른 넓은 공터가 나오는 데 반해, Z3동과 T동 사이 공간은 상대적으로 매우 협소하다.
현재 두 건물은 내부가 팬케이크형, 그리드형 구획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이 건물들이 지어질 당시의 교육이 어떤 공간을 요구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당시의 대학교는 공간과 프로그램이 매칭이 되어 있었고 그 방에서 이미 정해져 있는 행태를 취하는 형태였다. 대부분은 일방적으로 교수자가 학습자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장으로서 기능했었고, 이는 사용자의 이동과 행태를 제한하고 사용자가 그 프로그램의 프레임에 맞춰지는 형태였다. 그러나, 공간과 프로그램의 매칭을 해체하고 특정 프로그램의 ‘이름’으로 규정짓지 않은 공간을 설계한다면 어떻게 될까? 토론을 하던 공간이 간식을 먹으며 쉬는 공간이 될 수 있고, 그 공간에서 강의도 열릴 수 있다면 사용자는 이전의 정적인 공간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체험을 하며 창의적인 사고와 수없이 다양한 행태를 취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교육은 질서가 있고 정적이며 일방적인 지식전달이었으나, 앞으로의 교육은 그렇지 않다. 더없이 무질서하고 동적이며 다방향으로 상호작용하는 지식 교류가 일어나는 등, 교육은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으로 전환되고 있다. 따라서 S동과 T동의 팬케이크, 그리드형 구획의 형태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었고, 공간을 개방하고, 연결하고, 관통시키는 등의 방식으로 기존 건축 공간의 틀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정형적 공간이 프로그램에 제한과 일원화를 일으킨 지금의 공간에서 탈피하여 경계를 허물고 프로그램에 자유를 부여해, 궁극적으로는 새로이 만들어진 공간에서 무엇을 할지 선택할 권리를 사용자에게 주는 것이 이번 리노베이션의 가장 큰 목적이다.
동영상 링크: https://youtu.be/lcwqefvwl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