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이트는 합정동 당인리발전소를 마주보고 있다. 사이트 분석을 통해 도출한 축 3개를 시작으로 프로젝트를 계속해서 발전시켰다. 방문자, 주민, 행정축 이렇게 3개의 축이 있고 방문자축은 회전교차로를 끼고 있는 매우 퍼블릭한 공간에서 진입하는 축이고 주민축은 사이트 인근 주민들이 이용하는 골목길로부터 시작해서 사이트의 중앙을 횡단하는 상징적인 축이다. 나머지 행정축은 직원들이 접근하기 쉬운 위치에 있다.
3개의 축을 따라 커뮤니티매스, 행정매스가 형성됐다. 커뮤니티 매스는 사이트 동쪽의 좁은 골목길을 끼고 있는 면과 당인리발전소를 마주보고 있는 면의 성격이 상당히 차이나기 때문에 두 성격에 순응하며 파사드 전략을 달리했다. 커뮤니티매스와 행정매스가 중첩되는 부분에는 주민축을 따라 긴 통로가 형성되어 있다. 이 통로는 다양한 동선을 유도한다. 커뮤니티를 이용할 수 있고, 행정 서비스를 이용하러 갈 수도 있고 사이트를 횡단해 반대편 인도로 접근하기 쉽게 했다.
커뮤니티매스를 발전시키면서 매우 골몰해 있었던 부분은 어떻게 경계를 최대한 풀 수 있을지였다. 처음에는 단순히 유리 외피를 적용시켰지만 더 고민해보면서 회전교차로쪽의 퍼블릭한 외부공간이 건물 내부로 뚫고 들어가기도 하고, 내부와 외부라는 2가지 경계에 ‘반외부’라는 레이어를 추가해 공간의 극적인 변화를 줄이기도 했다.
프로젝트 초반에 생각했던 공간보다 훨씬 모호한 경계를 가지게 되었고 방문자들이 커뮤니티 내부로 부담없이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 완성되었다. 커뮤니티 내부로 들어왔을 때 여러 레벨을 램프로 연결해 내부 공간이 층으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닌 하나의 내부공간으로 느껴질 수 있게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