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 서울은 115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를 겪었다.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인 폭우는 앞으로도 일어날 수 있다. 현재 가양빗물펌프장은30년 주기의 강수량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지만, 장기적으로 100년 주기의 강수량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 가양빗물펌프장 옆의 염강초등학교는 학생 수 감소로 인해 2020년 폐교가 되었다. 현재 비어있는 폐교 부지를 이용해 홍수 대비능력을 갖출 수 있는 인프라스트럭쳐로 전환했다. 단순히 유수지를 확충하는 것을 넘어 주민/외부인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친화적인 시설로 만들고자 한다.
총 20,000m ³ 의 빗물을 수용가능한 물그릇을 여러 시설로 분산하여, 각 시설이 테마를 가지면서 방문객이 여러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곳곳에 퍼진 빗물은 필요시 순환을 통해 지하의 대형 유수지로 모이고 기존 펌프장으로 이동해 한강 밖으로 배출한다.
사이트는 중세 정원 양식을 차용해, 기하학적 패턴과 그리드를 적극 도입했다. 이는 수공간의 영역들을 확실히 구분하고 시설별로 상징적인 설정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3 X 3 의 그리드로 사이트를 나누고 주변 컨텍스트에 따라 프로그램을 설정했다.
각 물그릇은 정해진 용량이 존재하며 계절의 평균 강수량에 따라 가변적인 공간으로 사용된다. 여름철엔 빗물이 차서 사용하지 못하는 공간은 봄/가을 야외공연장으로 사용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또한 수공간은 인간의 감각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자극한다.
1. 전시공간 상부 천창은 빗물을 담는 공간이 되어, 상황에 따라 관람자에게 시각적인 경험을 유도한다.
2. 폭포 중정은 방문자에게 시각, 청각을 함께 사용하게 만듦과 동시에 편안한 휴식을 제공한다.
3. 분수 데크는 외벽을 타고 떨어지는 물, 바닥에서 솟구치는 분수를 통해 시각, 청각, 촉각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이를 통해, 정적인 체험에서 물에 대한 동적 체험을 가능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