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있는 삶이란, 저녁시간에 퇴근해서 자신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삶을 말한다. 클라이언트인 3인 가족 구성원의 직업은 직장인, 자영업자(가구 목수), 학생이다. 이들은 낮에는 각각 자신의 일을 하고, 저녁시간이 되어 집으로 돌아온다. 저녁이 있는 삶을 사는 가족이 사는 집을 생각했다.
큰 ㄱ자 매스가 대지에 놓여있고, 거기에 담이나, 시그니처 가구가 전시된 쇼윈도가 붙어 있는 형태이다. 여러 겹의 담을 이용해 중정으로 많이 열린 거주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 담의 높이를 조절해 답답함을 없앴고, 낮은 쪽에는 가구와 관련된 나무를 심어 상징적인 의미를 더했다. 손님들은 주 도로쪽의 큰 선큰이나 쇼윈도를 통해 공간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가구 공간임을 인식하고 자연스럽게 아래로 통하는 계단으로 내려가게 된다.
저녁시간에 가족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가족의 중심공간이 된다. 중심공간의 사용 시간과 모습을 생각해봤을 때 큰 탁자가 가운데 놓인 공간을 중심공간의 가장 핵심적인 공간으로 생각했다. 이 다이닝 공간을 중심으로 여러 공간이 결합되어 중심 공간을 형성하는데 그 공간에는 데크를 통한 공간의 확장과 많은 빛(특히 서향빛)을 들여올 수 있는 중정, 오픈된 느낌의 다이닝보다 더 위요감 있는 공간, 주방이 서로 상호작용이 가능하게 연결되어 있다. 또한 서재가 있는데, 서재공간은 이 집의 중심공간의 일부이지만 좀 더 개인적인 공간이다. 중정의 데크에는 박스 형태의 오브제가 있어, 공간의 경계도 형성해주며 의자나 아이가 놀 수 있는 가구의 역할도 한다.
이렇게 1층에는 가족들의 중심공간이, 2층에는 가족의 각각의 침실이 있다. 건물 전체에서 쇼윈도와 여러 겹의 담이 있어 프라이버시를 강화해 줬던 것처럼, 2층의 침실에는 하나의 켜가 더 있어서 한층 더 프라이버시를 강화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