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graduate

Graduation Exhibition

졸업전 작품

[실내건축학과 졸업설계] 이시원 | 우주 장례식 Space Burial - Funeral
  • 2022-1학기
  • 실내건축설계(5)
  • 지도교수 : 임미정, 김대
  • 작성일  2022-08-29
  • 조회수  2197


 


 


 


 


 


 


 


 


 


 


 


 


 


 


 


 


 


 


 


 


 


 


 


 


 


 


 


 

전라남도 완도군 청산면 여서도 우주 속의 나는 아주 가볍고 작은 존재에 불과하다는 것을 떠올리면 삶이 경쾌하게 느껴지곤 한다. 이곳 우주 장례식장에서 죽은 이는 무한한 우주로 돌아가 한없이 작은 존재로 흩어질 수 있고, 그 섬광을 지켜보는 남은 사람들은 물질로서의 나 그리고 그것의 연속성과 무상함을 목격하며 그들의 생명력을 깨닫는다. 절차 차분한 어둠이 깔린 밤 9시경, 검은 하늘 아래 더 캄캄한 바다를 건넌다. 홀의 입구에 다다른다. 이 홀은 밤중의 하늘이나 바다보다 어두운 곳이다. 죽은 몸을 발사체에 싣는다. 작은 틈으로 빛이 보이고, 길이 이어진다. 이 길로 발사체를 끌고 오르기 시작한다. 길을 오를수록 시야에 우주가 넓게 열린다. 이 공간의 표면에는 조각된듯한 요철이 있고 여기에 물이 흐르는데, 밤하늘의 빛을 받아 반짝인다. 한시간가량 걸어 하늘과 땅이 함께 수평선으로 넓게 펼쳐진 곳에 도착한 후, 끌고 온 로켓이 발사대에 설치되는 과정을 지켜본다. 로켓 설치 후, 동이 트기 전까지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공간으로 이동한다. 걷는 대지의 표면에 얕은 물이 덮여있다. 동이 트는 것을 기다리며 새카만 검정 돔 천장 가운데의 창으로 검은 우주의 무한한 깊이를 본다. 동이 틀 때쯤 이곳을 나서서 발사를 지켜볼 벤치로 이동한다. 발사 지점을 중심으로 해가 뜨는 방향과 발사가 겹쳐 보이는 지점에 착석한다. 동이 트자 어둠으로 고요했던 시간의 끝에 태양과 중력을 거슬러 떠나는 이의 빛을 극적으로 마주한다. 빛이 대지 위 얇게 깔린 물에 비침이 떠남의 방향성을 흐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