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중랑구의 면중초등학교는 용마산 자락에 위치해 있습니다. 면중초등학교는 학교가 위치한 면목 3,8동 일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습니다. 건물은 존치 대상인 서쪽의 신관, 개축 사업 대상인 동쪽과 북쪽의 본관, 2개동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동쪽에는 산 속 쉼터가 있고, 서쪽으로 서울의 전경이, 남쪽으로 아파트, 북쪽으로 면목중학교와 목동의 전경이 보입니다. 주변과의 연계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면중초등학교는 모든 교실이 남쪽의 운동장만을 향하여 ‘ㄷ’자 배치의 내부지향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 속 산의 모습은 삼각형의 실루엣(silhouette)입니다. 이는 커다란 덩어리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산은 수많은 나무, 동물, 그리고 땅과 퇴적된 시간의 집합체입니다. 개체의 집합은 꼬불꼬불한 길, 중간중간의 쉼터를 만듭니다. 산은 관계의 집합입니다. 초등학교 또한 무수한 관계가 얽힌 공간입니다. 학교에는 어린 학생들 외에도 선생님, 급식실 아주머니, 행정실 직원, 경비 아저씨, 그리고 지역 주민들도 있습니다. 또한 지리적 특성상 서울의 전경, 용마산, 지역과 관계의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새로운 면중초등학교는 산을 닮은 학교이길 바랍니다.
서쪽 신관에 필로티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던 공간을 실내화하여 B2와 B1층에 지역 연계 도서관을 만들고, 운동장과 같은 레벨인 1층에는 학생 전용 도서관을 배치하였습니다. 지역 연계 도서관과 학생 전용 도서관은 실내의 보이드 공간에 있는 계단으로 제한적으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북쪽 본관에는 남쪽 운동장쪽으로 1개층, 서울 전경이 보이는 북쪽으로 2개층 높이의 다목적 강당이 있습니다. 다목적강당의 옥상은 북쪽 본관동 2층에 위치한 급식실에서 나와 운동장을 바라볼 수 있는 테라스 공간이 됩니다.
교실은 저학년학급, 고학년학급, 이동학습교실로 나뉩니다. 저학년학급은 서쪽에, 고학년학급은 동쪽에, 이동학습교실은 별개의 동으로 남동쪽에 위치합니다. 모든 교실이 운동장만을 바라보는 폐쇄적인 ‘ㄷ’자 형태를 벗어나 동쪽의 고학년학급 교실동과 이동학습교실동 사이에 단이 있는 정원을 만들었습니다. 이 공간은 기존 동쪽 산 속 쉼터와 연계되며, 운동장보다 작은 규모의 이벤트 공간으로 역할합니다.
본관과 신관을 잇는 부위에 두 건물동의 단차가 보이는 아트리움을 두어 옛것과 새것의 시간차를 볼 수 있습니다. 기존 드라이비트 외벽은 일대에서 보이는 적벽돌로 대체하고, 학교 내부의 외벽은 목재 패널로 마감했습니다. 적벽돌은 산의 강인한 모습을 닮았고, 목재 패널은 산의 편안함을 느끼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