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ik School of Architecture

현대건축을 설명함에 있어 ‘건축적 산책’이라는 단어를 종종 접하곤 한다. ‘건축적 산책architectural promenade’은 르 꼬르뷔지에Le Corbusier의 중요한 건축언어로, 체험자의 움직임에 따라 인지되는 건축 환경과 체험자의 지각이 얽혀 만들어진 장면들의 연속적인 경험을 뜻한다.

‘건축적 산책’은 20세기 초반 서양 근대 건축과 60년대 이후 한국 현대건축뿐만 아니라 심지어 수백 년 전 우리 전통건축을 설명하는데 사용되는 등 장소와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 개념으로 사용되어왔다. 하지만 한국의 ‘건축적 산책’에는 서양의 ‘건축적 산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특성이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본 연구는 건축가들이 "건축적 산책"을 자신들의 체험에서 어떻게 사용하는지 현상학적 관점에서 비교분석하여 한국적 "건축적 산책"을 이해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

먼저 ‘건축적 산책’이 어떻게 체험되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하여 르 꼬르뷔지에의 건축적 산책의 단계를 분석한 Samuel, F.과 그의 전반적인 작품들과 사상과 철학 등을 정리·분석한 Moos, S.등을 중심으로 건축적 산책의 단계와 구성요소를 알아보고, Cullen, G.과 Colomina, B. 등 르 꼬르뷔지에의 대표적 건축물에 관한 다양한 체험과 사상을 기술한 글들을 현상학적으로 들여다봄으로써 ‘건축적 산책’의 체험방식과 유형을 도출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르 꼬르뷔지에의 대표작인 빌라 사보아(Villa Savoye)와 한국 건축에서 건축적 산책의 대표적 사례로 언급되는 부석사를 사례로 저자의 체험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론가들의 저술 역시 살펴보고자 하였다. 두 건축은 건축의 규모나 용도에서 차이가 크게 나기 때문에 르 꼬르뷔지에의 종교건축물이자 후기 건축적 산책의 사례인 라뚜렛 수도원(The Couvent of La Tourette)과 한국적 공간성을 가진 현대 건축물로 언급되는 아라리오뮤지엄 인스페이스(구 공간사옥)을 추가적인 사례로 살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