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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uation Exhibition

졸업전 작품

[건축학과 졸업설계] 한상곤 | Inside-out
  • 건축설계(9)
  • 지도교수 : 민현준, 고건수
  • 작성일  2021-04-08
  • 조회수  4162

 

 

 

노량진 고시촌 수험생들을 위한 능동적 치유공간

1970년대부터 종로에 밀집되어 있던 학원들이 노량진으로 대거 이동하여 지금의 노량진 고시촌이 형성되었다. 이후 사법고시 철폐 등의 이슈로 인해 한때 고시촌의 존폐 위기로 시끌벅적하기도 하였으나 이를 계기로 지금은 과거 고시학원 위주의 고시촌에서 벗어나 많은 청년들의 꿈인 공무원시험학원 위주로 개편되고 있다.

 

그런데 고시촌이 형성될 당시의 낙후된 건물들이 아직까지도 줄지어 있고, 이는 마치 철창 없는 감옥과 같다. 노량진 고시촌의 배치도와 감옥의 평면도를 비교해보면 공간들이 배치적인 측면에서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각각의 공간들을 더 자세히 살펴보면 노량진의 고시원, 학원 및 컵밥거리는 감옥의 수감실, 노역소 그리고 배급소와 많이 닮아있다. 이들은 수험생과 죄수들에게 각각 주거, 업무, 식사공간으로 비유된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수험생들은 심리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그들은 매우 협소한 주거 및 교육시설에서 매일 생활하며 자발적으로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살아가고 있다.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모두가 심리적 불안감 및 우울증 등을 하나씩 품고 있다. 노량진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검사결과에 따르면 수험생의 60%가 우울증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이는 일반집단의 우울증 유병률인 3%에 비하여 매우 높은 수치이다.

 

이런 수험생들의 심리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본인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정신건강의학과 혹은 심리상담소를 방문하여야 한다. 하지만 접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주변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는 획일화된 심리치유 시설의 공간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이러한 공간들은 약물 및 상담을 통한 직접적인 치료 프로그램에 집중하기 때문에 단순히 대기실과 상담실로 구성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공간적으로는 단순히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인테리어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직접적 치료라는 프로그램에 집중된 건물이 아니라 공간의 경험을 통한 간접적이고 능동적인 치유공간을 계획하고자 한다. 지하 공간을 내면(inside), 지상 공간을 외면(outside)로 정의하고, ‘의도적인 보이드 공간과 프로그램의 불확정성’, ‘공간의 역전’, ‘사이공간과 안과 밖의 소통’이라는 개념을 적용하였다. 이러한 공간에 사람들이 능동적으로 모여 상호교류를 통한 심리적 문제를 극복하고 단절되었던 사회적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공간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