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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uation Exhibition

졸업전 작품

[실내건축학과 졸업설계] 문영인 | re:helicoide
  • 2021-1학기
  • 실내건축설계(5)
  • 지도교수 : 임미정, 김대일
  • 작성일  2021-08-12
  • 조회수  971

  

 

 

‘겹(layer)’이라는 개념은 미술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겹은 시각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의미론적인 것도 겹이 될 수 있으며, 때로는 다른 매체의 사용에서 생겨나는 겹도 있다. 이를 달리 생각하면(layer)’의 개념은 단일한 결과물에 복수의 시각적, 의미적, 매체적 내용을 담아내는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el helicoide는 이중나선이라는 강력한 공간적 언어를 엄격한 기하학적인 원칙에 의해 구현해낸 거대한 구조물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el helicoide를 단순한 건축물이 아닌 하나의 예술적이고 기념비적인 오브제로 인식하게 된다

이러한 오브제적 건축물이 가지는 강력한 이미지는 건축물이 가지는 주변 환경이나 기능들과 결부되면서 어떠한 상징성을 지니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el helicoide의 경우 계획당시에는 아메리카 최대의 쇼핑몰로써 급속히 현대화되는 베네수엘라의 무한한 가능성을 표상할 예정이었으나, 이후 경제불황과 이데올로기적 분열로 인해 공사가 중단되면서 이 거대한 이중나선의 구조물은 정치교도소로써 권위와 탄압의 상징물로 변질하였다현재 el helicoide는 과거의 부정적인 용도를 상실하였음에도 기하학적 오브제의 강력한 이미지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각인되어, 지우고 싶은 과거이자 잊지 말아야 할 과거라는 양가적 감정을 동시에 상기시키는 매개체로써 그 상징성을 이어오고 있다.

 

 

위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이 거대한 이중나선의 구조물은 파괴됨과 동시에 유지될 필요성이 있음을 의미하는데, 단일한 건축물에 이 모순적 개념을 효과적으로 담아내기 위해서 앞에서 언급한 겹(layer)의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었다.

 복합문화공간이자 선형공원으로 계획된 re:helicoide는 기존의 구조물과 그것을 파괴하는 두 개의 램프, 파괴된 구조물을 다시 연결하는 광섬유 콘크리트라는 세 가지의 주요한 겹(layer)으로 구성되어 있다기존의 맥락인 이중나선 구조물에 새로운 맥락인 주변 시가지에서 이어지는 선형공원 램프로 파괴됨으로써 이중나선이라는 오브제적 이미지와 기존의 부정적 상징성을 상실함과 동시에 베네수엘라의 국민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새로운 상징성을 부여한다

 

또한 기존의 el Helicoide의 콘크리트에 추가된 연속적인 광섬유도 두 개의 선형공원램프에 의해 절단된다. 잘린 단면에는 콘크리트 광섬유의 단면으로 이루어진 패턴이 있고 이용자들은 이를 경험하며 자연스럽게 기존의 이중나선 형태를 심상적으로 떠올리면서 희미하게나마 우리에게 과거의 상흔을 상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