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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uation Exhibition

졸업전 작품

[건축학과 졸업설계] 이은창 | 이웃-인간성
  • 건축설계(9)
  • 지도교수 : 민현준
  • 작성일  2021-08-12
  • 조회수  2006

 

 

 

 

 

 


 

 

 

 

 

 

 

 

"인간성은 그것의 근본 형태에서 이웃-인간성이다."

  인간성은 힘든 주제이다. 전제, 전통, 기반에 웃음을 짓는 시대에 나의 졸업 설계를 소개하는 글을 쓰면서 내가 생각하는 인간과 건축에 대하여 가볍게 한 마디 꺼내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전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고른 것이 스위스 신학자의 말이라니! 삼위일체 안에서 완결되고 풍성한 관계에 머무르지 않고 계약의 상대자인 인간을 만들고 직접 다가간 사건부터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다."라는 평으로 구분된 이원론적 남과 여 개념이 이웃-인간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되는 것 등을 나의 언어로 풀어내기엔 나의 부족한 신학적 역량과 애매한 겸손과 독자들의 지루함을 고려해보았을 때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웃-인간성" 개념은 두 단어와 그것을 연결하는 - 때문에 간지가 있어 보이지만 사실 쉽게 "인간은 관계적 동물이다." 정도로 표현될 수 있다. 타자의 상실과 자아의 과잉, 타자를 자유와 섬김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지배의 대상으로 여기는 가스라이팅, 히키코모리, 고독사 등의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심각한 사회 문제와 명민한 평면 플레이와 프로그램의 조합, 공원에 대한 비유, 투명성, 도시와의 관계 등으로 인간의 자유로운 만남을 가져오는 일본 건축가들의 노력은 나의 첫 발걸음을 떼기도 민망하게 만들지만, 위에서 등장한 신학자의 "시작과 더불어 시작함" 정신으로 도시와 건축을 보기 시작했다.

  

  도시는 도로와 건축으로 나뉜다. 특히 한국의 도시는 건축물 사이를 좁거나 없는 인도와 넓은 차도로 더욱 멀게 만들어 사람들 간의 자연스러운 교류가 적고 거친 도로와 부족한 공원을 제외하고는 건축물 안에서 외부공간을 경험하기 힘들며 도로에 면한 지상과 지하의 확연한 구분으로 입체적인 도시 경험의 기회가 적다. 나는 "건축만으로 도시가 만들어지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작은 건축 모듈들의 자유로운 배치가 만들어내는 구불구불한 길과 광장, 그 사이를 지나는 수직 동선에서 시작하여 매스 자체가 다닥다닥 붙으며 나타나는 입체적인 가로와 광장, 건물 내 가로, 더욱 유기적인 수직 동선으로 점차 발전되었다. 평면은 각 층에서 다공성의 작은 중정들을 지나며 끝없이 연결되고 시원한 계단식의 광장과 건물군을 가로지르는 가로, 폭 들어간 나무가 숨겨져 있는 마당들을 만나게 된다. 건물의 옥상은 가로나 광장의 바닥이 되고 의자가 놓이거나 매대가 놓여 상업활동이 일어난다. 각 건물의 방은 내부의 동선으로 막혀 고립되는 것이 아니라 건물 내 야외 가로와의 11 관계로 단순해지며 우연한 만남이 증폭되고 공용부엌이나 작업실, 침실, 사무실 등으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