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중 작품
Peter Eisenman의 HouseVI는 주거를 목적으로 설계된 다른 건축물과는 달리, 주거보다는 형태의 형성 과정과 규칙성에 중점을 뒀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이러한 점으로 인해 HouseVI에서는 실용성과는 거리가 먼 요소들이 다수 발견된다. 따라서, 건물 내부의 실용성도, 동선의
효율도 무시되어 주거의 기능이 희미해진 건축물에게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다.
설계의 과정과 결과가 감상자에게 어떻게 다가오는지 집중한 결과,
어쩌면 해당 건축물이 갖는 불안정한 공간적 특성은 일종의 서스펜스의 요소로 여길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뒤집히거나 평행하지 않은 요소를 똑바로 두려는 강박이나, 직선이
있으면 그 선을 기준으로 대칭을 찾으려는 강박에서 찾아오는 불안감이 만드는 긴장감.
이렇듯, 형태가 가져오는 감정적 요소들이 모여 건축물이
하나의 이야기를 지닐 수 있겠다는 생각에, 나는 Peter
Eisenman이 만든 한 편의 이야기를 나만의 이야기로 만들어내기 위해 건물의 형태적 특성을 받아들이고 재해석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후 원본 건축물이 가진 비례를 해치지 않도록 주의하며 불안정한 부분은 불안정하게, 밀집된 부분은 밀도 있게, 대칭되는 부분은 대칭적으로 HouseVI의 주요 요소들을 집어넣은 후, 약간의 변형을 가하여 나만의
하이브리드 큐브를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