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프로젝트는 문래동을 사이트로 정하고 액션 페인팅 화가였던 잭슨 폴락을 건축주로 설정하며 시작되었다. 문래동은 홍대의 젠트리피케이션의 영향으로 활동 무대를 잃은 화가들에게 새로운 활동 공간이 되어주고 있는 흥미로운 공간적 맥락을 지닌 장소이며 이런 사이트에 거주할 건축주로서 예술가로 설정하였다. 수많은 예술가들 중에서 잭슨 폴락을 고른 이유는 그가 대표했던 액션페인팅이 다른 예술의 갈래들보다 큰 공간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더 큰 도전으로 다가왔고 건축주가 초대한 손님이 결과물만큼이나 그 과정이 중요한 액션페인팅 화가의 창작의 순간을 직접보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주택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선정된 건축주와 사이트에 따라 1인 주거공간에 대해 설정한 요구 사항은 3가지이다. 첫번째는 건축주의 작업 활동을 수용할 만큼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두번째는 이를 통해 건축주가 만든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고 마지막은 이 공간이 초대된 사람들에게 창작과 전시로 이루어지는 과정을 경험하며 건축주에게서 영감을 받고 건축주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1층에는 작업공간과 부엌을 통합하고 식사공간과 손님 접대공간으로 활용되는 알코브를 배치하였다. 통합된 작업 공간은 잭슨 폴락의 최대크기 작품이었던 <Mural> (1943)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큰 공간이다. 또한 작업이 끝나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아래에 있는 부엌공간을 벽에 수납되어 있는 이동식 벽을 이용하여 가리고 깔끔한 작품 전시 공간으로 이용될 수 있다. 알코브는 이 모든 과정을 관찰하고 건축주와 담소도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건축물의 전면의 통유리와 천창 그리고 지붕으로 바로 이어지는 높은 층고를 활용하여 전시공간의 역할에 어울리도록 개방감을 주었다.
2층에는 화장실과 건축주의 개인 공간이 있다. 하지만 이 공간은 침대를 벽에 수납하여 손님을 초대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변적인 공간이다. 또한 2층으로 올라가는 길목 역할을 하는 계단 또한 작업 모습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