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청담동 이미지는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등 누구나 알 법한 명품브랜드가 즐비한 어찌보면 고착화된 하이앤드 명품 거리로 떠올려진다. 이 거리에 어떤 브랜드 스토어가 있으면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 고민했을 때, 요즘엔 청담동내에도 실용성과 새로운 가치에 대한 니즈가 있기 때문에 본인이 평소 좋아하던 브랜드인 ‘프라이탁’의 스토어가 있다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프라이탁은 방수기능이 있는 트럭 덮개 천과 안전 벨트 등 산업 폐기물을 가방으로 탈바꿈시켜 고유한 디자인을 만들어낸 브랜드다. 프라이탁 형제가 대학을 다니던 중 비가 올때마다 가방 속 책들이 모두 젖어버렸다고 한다. 이런 일이 몇번 반복되고 우연히 당시 거주하던 공동아파트 발코니에서 고속도로를 달리는 트럭들이 방수천으로 덮인 것을 보았고, 그때 형제는 바로 저거야! 라고 외쳤고,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쓰던 공용 아파트에서 기름 때와 먼지가 가득한 방수천을 직접 수십번 수백번 세탁하며 그 가능성을 시험했다고 한다. 이처럼 호기심과 도전으로 가득찬 프라이탁의 가치관을 담은 스토어를 청담동에 기획했다.
탐스는 착한소비를 이끄는 대표적인 회사로, ‘순환’의 의미에서 맥락을 같이해 부수 브랜드로 정헀다. 탐스 또한 패션 쪽이면서 제품군이 프라이탁과 겹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원두를 생산하는 탐스 로스팅 또한 운영하고 있어 부수 브랜드로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매스를 구성할 때는 공간을 순환하면서 한 브랜드만 알았던 고객도 자연스럽게 두 브랜드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디자인 키워드는 ‘순환’으로 재료적으로, 형태적으로, 동선으로 다양하게 적용했다. 파사드 디자인에서는 철근콘크리트 구조에서 원래는 철근이 숨겨져 있는데 콘크리트가 부서지고 철근이 드러난 모습을 모티브로 잡았다. 프라이탁 제품에서 원재료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 것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이것을 내부 가구, 집기에도 적용했고, 건물 안에서 움직이는 동선이 순환하도록 엘레베이터와 계단 위치 등을 잡았다. 지하2층부터 지상5층, 그리고 옥상 정원까지를 채우는 프로그램들은 모두 기존의 프라이탁과 탐스의 프로젝트 중 온라인 서비스나 해외 서비스로만 머물러있던 것을 청담동 오프라인으로 끌어온 것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