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은 사람의 행동 양식으로서 풍부해져야 했다. 해안절벽 아래의 바위를 걸어 다닐 때. 또는 산의 중턱을 오르내릴 때 우리는 온전히 걸음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된다. 이런 장소에서의 걸음은 절대 동일하게 반복되지 않는다. 매번의 지형조건에 맞춰 한 발 한 발을 직감으로 고려하게 된다. 사람의 행동 양식은 이렇게 구체화되며 이는 곧 사용과 인식에 대한 풍부한 상상과 가치의 재고로 연결된다. 이러한 요소들은 몽클레어의 가치관과 같은 성질을 갖는다. 몽클레어는 추위에서의 생존을 위해 탄생한 브랜드인 만큼 의류에 대한 가치관이 태초의 과감한 성질과 가깝다. 동적인 구성과 무작위성의 언어를 기반으로 한 견고함, 쉽게 줄인다면 생존의 과정에서 비롯된 아름다움들인 것이다. 이러한 가치관을 근거로 논리와 그에 따른 규칙의 정립 이전, 조금 더 날것과 같은 상황, 곧 무규율의 자유로움에서 존재하는 사람과 생활들에 대한 궁금증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이다. 먼저 건물의 구성을 관통하는 중심논리는 무규율이다. 정형화된 모든 코어를 감한 후 조형적 밀폐를 통한 공간소속감을 계획했으며, 내부의 볼륨구성을 통해 원경의 공간을 프레임으로 조여나갔다. 프로그램 구성에선 상업공간과 동선을 분리하지 않음으로써 개념적, 공간적 제약 없이 프로그램이 시즌에 맞게 내부에서 자유로이 순환하도록 계획하였다. 건물 내부의 중정은 마감하지 않은 원형의 토양을 조형으로 구성하여 무규율의 정점인 나체의 행동양식이 분포하는 공간으로 계획하였다. 브랜드의 상품을 감각하는 방법에 있어선 매 시즌의 상품을 선택, 착장한 후 건물을 활보하게 되는데, 이로써 공간체험과 탐험과정을 통해 건물과 상품의 관계를 맺어주어 더욱 육감적인 경험을 도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