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이 신을 창조했고, 다시 신에게 인간은 기댑니다. 따라서 인간이 기대는 신은 인간이 없으면 존재하지 않는 불완전한 존재입니다.
고대 그리스 종교에서의 신들은 인간처럼 행위했으며 인간의 덕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인간과 교류하기도 하고 서로 싸우기도 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존재였습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그려낸 신들의 모습을 보며 그들 생각의 기저에는 제가 내린 정의와 비슷한 사고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고대 그리스 종교를 선정하였고 이 종교의 인간적인 신들을 공간에 담기로 했습니다. 이를 통해 인간이 창조한 공간이며 그 공간에 사람이 기대어 쉴 수 있는, 사람이 공간에 있음으로써 비로소 그 건축적 의미가 완성되는 설계를 하는 것을 이번 주제로 설정하였습니다.
먼저 고대 그리스 종교의 신들 중 인간을 위해 희생한 신인 프로메테우스, 인간에게 큰 휴식을 줄 수 있는 자연의 신인 데메테르, 늦은 밤 자연 속 달빛과 관련된 신인 아르테미스, 모든 병을 치료할수 있는 의학의 신인 아스클레피오스를 선정했습니다.
인간을 위해 희생한 신을 통해 제 생각을 가장 잘 나타낼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프로메테우스를 담는 공간에서 구조적으로 제 생각을 표현했습니다. 데메테르,아르테미스,아스클레피오스를 담는 공간에서는 기둥이라는 공간어휘를 사용하여 의도하는 바를 나타내기로 했습니다.
프로메테우스를 담는 공간에 대해 먼저 설명드리겠습니다. 인간이 신을 만들고, 신에게 인간이 기대고, 신은 인간이 없으면 존재하지 않음은 서로가 서로를 지지하며 버티는 양상입니다. 이를 구조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상호지지구조를 사용했습니다. 또한 프로메테우스는 불과 관련이 깊은 신입니다. 천장에서 햇빛이 투명하게 들어오도록 하였고 유리의 각도를 다양화시키며 빛의 굴절과 일렁임을 통해 공간에 불을 담았습니다.
데메테르를 담은 공간은 도심으로부터는 막고 자연을 향해서는 열린 흐름을 가진 기둥 형태와 배치를 통해 사람을 자연으로 인도할수 있도록 구상했습니다.
아스클레피오스를 담는 공간은 기둥의 높이를 통해 빛을 가리며 아픈 자들 또는 그와 관련된 사람들의 어두운 마음에 공감할수 있는 어두운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아르테미스를 담는 공간은 밤에 잠이 오지 않는 사람들이 오솔길을 따라 산책하다가 마치 모닥불과 그 주위를 둘러싼 나무가 있는 공간에서 쉬는듯 하게 달빛과 그 주위를 둘러싼 기둥들 안쪽에서 휴식을 취할수 있도록 구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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