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하는 웹 개발자 남편과 웹 디자이너 아내는 재택근무하며, 자폐를 앓고 있는 5살 딸을 키우고 있다. 자폐는 한 가지 주제를 향한 강한 관심과 자신만의 특정 루틴을 고집한다는 특성을 가진다.
새로 자라나는 생명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딸은, 식물을 키우고 관찰하며 자연을 접할 때 자폐 증상이 완화되고 안정되는 모습을 보인다. 부모는 생명을 자라나게 하고, 그로 인해 치유받는 딸의 모습으로 더욱 치유받는다. 이에 자연은 이 가족을 잠시나마 자폐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자폐를 앓고 있는 딸은 매일 언어치료와 감각통합치료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아이는 놀이-언어치료-감각통합치료-텃밭가꾸기를 자신의 루틴으로 인지하고 있다.
아이의 타임테이블을 공간화하여, 아이의 루틴에 맞게 실들을 띠로 이어지는 형태로 배치함으로써,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상황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 후, 자연과의 모호한 경계를 만들어 집 안에서도 항상 자연과 함께 하는 느낌을 주기 위해 플로팅 벨트식 벽을 사용하였다. 실들에 맞게 기존 형식의 벽을 두르고, 벽의 위 또는 아랫부분을 잘라내었다. 플로팅 벨트는 프라이버시가 필요한 부분들은 가려주지만 나머지 공간들에는 자연의 유입을 늘려준다.
이 집의 주요 프로그램은 텃밭이다. 텃밭 가꾸기를 즐겨하는 딸을 위해 집 안 곳곳에 다양한 성격의 텃밭을 배치하였다. 아이의 치료 프로그램 겸 1층의 조경 역할을 하는 꽃밭, 1,2층의 수직적인 연결을 하는 중정, 주방과 연결된 과일/채소 텃밭, 2층 테라스의 난간형 텃밭을 두어 집 안 곳곳에서 자연을 느끼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