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 문명의 스투파, 우리나라 불교 문화인 탑돌이 등에서 미루어보아 “도는 행위”는 예로부터 종교적인 의미와 연관지을 수 있었다.
이 건축물은 기본적으로 빙글빙글 도는 동선의 연속이다. 이 길은 삶의 길, 예배당의 길, 그리고 깨달음의 길으로 크게 세개로 나눌 수 있다. 각각의 길은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땅의 경사와 건축물 자체의 경사를 따라 오르내리는 동선이 반복된다. 관람자는 삶의 길을 지나 예배당으로, 예배당을 지나 깨달음의 길을, 그리고 깨달음의 길으로 향한다. 그리고 끝에는 다시 예배당이 나오며 이 길은 반복된다. 종교인은 이 길을 원하는 만큼 반복해 걸을 수 있으며, 그 안에서 떨어지는 해의 각도와 벽이 만드는 그림자로 시간과 빛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대지는 꽤 가파른 경사가 있으며, 보행자를 위한 산책로가 조성되어있다. 이 산책로를 그대로 두면서 그 위로 종교시설이 들어서게 만들었다. 예배당이 산책로 위에 들어오며 거대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그 그림자는 일상적 공간과 종교적 공간을 가르는 하나의 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