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인스타그램과 핀터레스트에 업로드되는 무한하고 납작한 건축 이미지들을 저장하고 참조하고 설계에 가져온다. 건축이 공간이 아닌 화면 속에서 이미지로 소비되고 경험되는 시대에 건축은 어떤 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을까? 밤을 새워 디자인하며 우리가 전달하고자 했던 이야기들이 우리만의 언어로 남지 않고, 대중과의 거리를 좁혀 더 쉽게 다가가는 방법은 없을까? 본 프로젝트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실험이자 리서치로서 건축 유머를 다룬다. 밈 소비 시대에 건축은 유머를 끌어안아 스스로 납작하고 한없이 가벼운 이미지가 된다.
건축에서의 유머는 의인화와 구축적 기교를 통한 ‘가벼움’의 역사였다. 고대 그리스의 카리아티드와 아틀라스, 계몽주의 시대의 비져너리 아키텍츠, 안토니 가우니와 존 헤이덕의 시도, 라스베가스와 오리, 포스트모더니즘의 유희적 풍자에 이르기까지 건축은 사람과 사물을 닮거나 구축적 눈속임으로, 캐릭터와 이야기로 우리에게 농담을 건넸다.
이러한 역사적 계보의 최전선에서 ‘건축 이미지에 눈알 붙이기’라는 새로운 건축 유머를 제안한다. 눈알을 붙임으로써 기존의 건축 이미지는 의미와 맥락을 잃고, 새로운 건축 이미지는 사람, 동물, 귀여운 캐릭터가 되어 우리에게 정동을 일으키고 무장 해제시킨다. 눈알이 붙여진 총 100개의 건축 이미지들은 인스타그램에서 짧은 릴스 영상으로 업로드된다. 이로써 건축은 참을 수 없이 가벼워지고 스크린 속으로 납작해지며 이미지 과잉 시대에 맞는 새로운 생존 전략을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