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로구에 위치한 효제초등학교는 개교 128주년으로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오래된 초등학교다. 그러나 작금의 저출생 문제는 많은 초등학교의 존립을 위협했고, 이는 효제초 역시 벗어날 수 없었다. 또 한참 동안이나 ‘오래된 동네’로 여겨져 오던 효제동은 이제 전반적인 재개발을 목전에 두고 있다. 어쩌면 10년 뒤 효제동은 삭막한 오피스 타운일지도 모른다. 많은 변화 속에서 머무른 128년의 과거, 또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의 사이. 효제초는 놓여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시간, 과정, 변화와 같은 키워드를 효제초의 정체성이라 정의하고, 과정의 의미를 배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일반적인 뮤지컬센터와 달리 본 건물을 공연보다도 배우고, 연습하고, 리허설하는 공간에 단계적으로 방점을 찍어, 마치 책갈피를 까우듯 과정의 중요성을 조명하는 공간이다. 클래스, 리허설, 아카이브 매스를 대로변에 배치했으며, 공연장은 대로를 등지게 했다. 후무대를 때에 따라 개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해 방문자들이 자연스레 백스테이지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학교 정문과 후문을 포함해 다섯개의 진입로가 있다. 대학로 확폭에 따라 생기는 광장, 종로35길에서의 진입로 제안 등 미래의 과거, 대로와 골목, 즉 시간과 공간적 스케일 대비가 공존할 수 있는 흐름을 만들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