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지인 홍제1동 주민센터는 앞으로는 큰 대로변의 코너와 맞닿아 있고, 후면은 12m의 옹벽과 접해 있다. 옹벽 위로는 홍제동의 역사와 정체성을 간직한 주택 골목이 형성되어 있다. 두 공간은 옹벽으로 인해 단절되어 연결되지 못하고,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띤다. 주택 골목의 문 앞에 놓여 있는 쓰레기와 수거되지 않는 재활용품은 골목의 골칫거리이다. 하지만 기피 시설로 여겨지는 분리수거장을 주민센터에서 수용한다면, 쓰레기가 두 간극의 매개체가 되어 줄 수 있다. 쓰레기 배출 방식을 거점 배출 형태로 전환하고, 이를 문화센터 차원에서 업사이클링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친환경적인 프로그램을 계획했다. 이를 다시 전시, 판매, 기부를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며, 주민센터와 문화센터는 상호 협력하는 기관으로서 작동할 수 있다.
주택 골목의 흐름을 여러 레벨로 연결해 센터 내부로 가져와 두 공간의 간극을 해소했다. 건물과 주택 골목이 만나는 기존의 옹벽을 반 외부 공간인 아트리움으로 만들어 단절된 흐름을 연결했다. 대로변의 흐름은 다양한 오픈스페이스를 통해 수용했다. 전체적인 볼륨도 골목의 연장선으로서 분절시키고, 분절된 매스 사이사이로 대로변의 흐름을 두 개의 큰 오픈스페이스로 연결했다. 두 오픈스페이스 사이의 유리 매스는 두 공간을 다시 한번 연결한다. 분절된 매스들은 기능에 따라 브리지를 통해 다시 연결되고, 전체 매스를 아우르는 순환적인 동선을 만들어낸다. 주민들과 방문객들은 센터에서 연결되며 다양한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입면 또한 사이트의 전체적인 맥락을 담고자 했다. 홍제동의 주택에서 볼 수 있는 수직, 수평 그리드의 입면을 재해석하여, 기둥과 슬라브를 강조한 그리드를 형성하고, 루버를 배치하여 입면을 구성하였다. 주택 골목의 벽돌과 대로변 상가 건물의 콘크리트를 조합하여, 하부는 밝은 콘크리트, 상부는 어두운 벽돌을 배치하여 매스가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이를 통해 내부 오픈 스페이스를 향해 열린 공간감을 형성했다. 또한, 매스들 사이로 진입했을 때의 경험을 고려하였다. 진입 후 만나는 커뮤니티 매스와 공장 매스는 아트리움으로 디자인하여 다른 성격의 매스임을 강조하고, 내부의 과정이 외부로 드러나도록 설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