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진
건축도시대학 임미정 교수
‘오층집’은 대지와 건축면적이 작고 수직적인 주택의 또 다른 표현이다. 작은 면적과 이격거리, 주차 및 일조사선제한 등 법규 제한 안에서 건물이 자연스레 높아지게 되고 층별로 조닝이 요구되는 수직적 삶을 형성하게 되는 현상을 표현한 집이다. 이는 단순히 대지나 건축면적이 작아서 불리우는 협소주택이나 미니주택과는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부동산을 가장 주요한 재테크 수단으로 삼고 있으며, 오랫동안 아파트 위주의 수평적 주거 문화에 익숙해져 있는 한국에서 작은집의 형태는 매우 도전적인 주거양식이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꾸준히 수요가 발생하는 것은 낮은 매매가로 건물을 소유할 수 있고 공동생활보다는 개인생활에 집중하기 쉬우며, 도심에서의 필연적인 수직적 삶에 대한 수용과 이해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층집’은 집을 단순 자산 가치를 넘어서 삶을 창조하는 공간으로서 내발산동의 작은 땅에 부부와 딸 셋, 이렇게 다섯 식구를 위한 생활의 가치를 지닌 집이다. 건축주의 취미인 가구 공예를 위한 작업실과 9살, 7살, 5살의 놀이방과 독립적인 방, 부부 침실, 주방 및 거실을 비롯하여 보조 프로그램들이 요구되었고 주차 및 법적 이격선과 사선제한을 적용한 최대의 볼륨 안에서 수직적으로 배치되었다. 하교, 하원 후 학원에 가기 전 짬을 내어 피아노를 치고 자매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놀이방은 1층의 북쪽 데크로 확장될 수 있도록 위치하게 하고 주차장에서 진입할 수 있는 남측 도로 쪽으로는 건축주의 작업실을 두어 재택근무, 작업실 사용 및 외출, 외근이 용이하도록 계획하였다.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거실과 주방 및 화장실은 온전하게 2층, 어린 막내 아이의 침실과 부부 침실이 바로 옆에 위치하고 수납 및 미니 라이브러리는 3층, 첫째 아이의 침실은 뷰가 가장 좋은 5층, 둘째 아이의 방과 공용 욕실 및 파우더 룸, 그리고 테라스는 4층에 위치하여 세 자매가 동시에 만나는 아지트가 되도록 계획하였다. 사방으로 위치한 인접 건물들로부터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경관을 조망하기 위한 창이 아닌 채광을 위한 세로로 긴 창을 배치하고 남쪽의 전면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벽돌 스크린 벽을 활용했다.
일반 주거지역 내 작은 대지의 경우 정북일조사선 제한에 따른 set back과 주차장 확보를 위한 캔틸레버 구조는 특징적으로 건물의 형태와 외관을 일반화 시키는 요소이다. 오층집은 일률적인 형태적 특성에 작은 변화를 추구하면서 요소의 ‘arc’화를 제안하고 있다. 주차장 캔틸레버와 4층에서의 set back에서 시작한 ‘arc’는 주 진입로와 입면에서의 오프닝으로 확대되어 일관된 입면을 구성하면서 단일건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고 주변과 차이를 만들고 있다.
https://www.aiany.org/architecture/featured-projects/view/five-story-hou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