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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환 교수 2021 한국건축가협회상 대통령상 수상
  • 작성일 2021.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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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환 교수님께서 2021년 한국건축가협회상을 받은 '철쭉과 억새 사이' 프로젝트로 대통령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철쭉과 억새 사이

 

해발 1,113미터의 황매산 정상부근에는 넓은 황매평전이 있다. 해발 700미터에서 900미터의 넓은 땅에 젖소를 풀어 기르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평원이다. 목장이 모두 떠나고 난 후 방치되었던 민둥산은 언제부터인가 봄에는 철쭉이, 가을에는 억새가 산 전체를 뒤덮는 장관을 만들어내었다. “철쭉과 억새 사이는 황매산 군립공원의 관광휴게소로, 철쭉과 억새밭으로 들어서는 해발 850미터 길목 위 대문 역할을 한다. 건축은 자연의 위대함에 겸손하게 자세를 낮추고 땅에 가장 가깝게 붙어있다. 산의 지형을 따라 건축을 앉혔더니 반원의 모양이 되었고 다행히 자연과 건축의 경계가 그리 어색하지 않았다. 혹시나 풍광을 가릴까 그마저 중간 중간을 비워내니, 군데군데 이가 빠진 아이의 웃는 모습처럼 건물 사이사이 철쭉과 억새가 속살을 드러낸다.

 

철쭉과 억새 사이는 콘크리트 뼈대에 철과 유리만 입힌 상태로 완성됐다. 감싼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입혔기 때문에, 콘크리트 구조가 철과 유리 사이에서 여기저기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위아래로 살짝 맞댄 철판 사이로 지붕 슬래브의 콘크리트 면이 보이고, 중간에 박힌 기둥과 거기에서 이어지는 콘크리트 바닥 구조는 등산객을 위한 벤치 역할을 한다. 사계절이 변화함에 따라 콘크리트와 철은 점점 자연과 동화되면서 색이 바뀌고, 비바람에 녹슬고 얼룩진다. 외장재로 사용된 내후성강판은 세월이 흐르면서 서서히 부식된다. 처음 설치될 때는 단색의 검정이지만 표면이 부식되기 시작하면서 밝은 오렌지색으로 변한다. ,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거치면서 붉은 색깔이 조금씩 강해지다가 결국에는 검붉은 암적색으로 정착한다. 편의상 단순한 색깔로 설명했지만 실제 보이는 것은 더욱 변화무쌍하다. 비바람에 노출되는 정도에 따라 같은 면이라도 부식의 속도가 달라지고, 사람의 손길이 닿는 곳과 아닌 곳의 모양새가 또 다르다. 날이 흐린지 맑은지, 해와 달이 비추는 각도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이른 새벽, 이슬이 맺힌 강판은 단단하고 강인해 보이지만 해질 무렵 노을빛을 받으면 주변까지 함께 붉게 물들이면서 부드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철쭉과 억새 사이는 건물의 틈으로 철쭉과 억새가 사이사이 보이는 모습을 상상해 만든 이름이지만, 철쭉 보러 봄나들이 갈까 억새 보러 가을여행 갈까 고민하는 우리의 마음을 은유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