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인 주거 프로젝트의 클라이언트는 도시에서 한평생을 살다가 은퇴 후 시골에서 남은 인생을 보내기로 결심한 70세 할아버지이다. 할아버지께서는 도시에서 지내시면서도 늘 시골의 풍경을 동경하셨다. 특히 자라는 모습을 통해 4계절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벼, 시골의 집들, 그리고 하늘이 어우러진 풍경을 아주 좋아하셨다. 그래서 이 분의 집 사이트를 이러한 풍경이 보이는. 평지로 잡았다. 할아버지의 취미는 식물 가꾸기다. 자연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집이 생긴다면 식물을 키우는 공간이 있기를 원하셨고, 그 곳에서 자신만의 작은 세상 또한 키우기를 원하셨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이 바람을 이루어드리기 위해 온실이 주가 되는 집을 만들었다. 집은 관절이 좋지 않으신 할아버지를 위해 1층으로 구성하였고, 경사, 턱 등과 같은 요소도 없게 설계하였다. 대신 천장의 높이를 다르게 하여 각 공간이 다른 공간감이 느껴지도록 하였다. 집의 공간은 크게 public 공간인 매인 온실(거실), 서브 온실(복도), 주방(다이닝까지 포함)과 private 동간인 서재, 욕실, 침실로 구성했다. 현관에 들어서면 바로 왼쪽에 주방이 위치한다. 이 주방은 사각형 형태인 평면을 45도로 회전하여 구성하였다. 이를 통해 할아버지께서 식사를 하시거나 요리를 하실 때 다른 바깥 풍경을 보실 수 있게 끔 하였다. 다이닝 공간은 1인을 위한 공간 정도로 구성하였다. 복도의 역할을 해주는 서브 온실은 집의 메인 현관에서 집의 끝까지 쭉 뻗어있다. 이를 통해 현관에 들어섰을 때 이 집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매인 온실은 집의 중앙에 존재하여 중심을 잡아준다. 이 집에서 거실의 역할을 하는 공간이다. 할아버지는 이 공간에서 식물을 가꾸며 자신만의 세상을 가꾸기도 하고, 할아버지의 또 다른 취미인 책 읽기, 글쓰기를 하기도 하고, 친두 분들이 놀러오시면 이곳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등, 하루 일과 중 대부분을 이곳에서 보내신다. 바라만 보는 온실보다는 직접 온실이라는 이 공간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서브 온실의 끝 부분에는 private한 공간을 배치했다. 자신의 사적 공간이 가끔 놀러오는 친구들에게 보여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서재는 할아버지께서 집중하여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다. 책 등을 수납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책상이 위치한 쪽의 벽에는 가로로 긴 창을 내어 온실의 공간을 바라볼 수 있게 끔 하였고, 집 외부의 풍경을 비추는 창과 이어져 파노라마 뷰가 보이게 설계하였다. 서재의 맞은편에는 침실과 화장실이 있다. 침실의 가장 큰 특징은 침대가 위치한 평면의 모양이다. 비정형적인 형태인데, 잠을 자기 전, 그리고 일어난 후 바로 온실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화장실은 가장 끝쪽에 배치하였다. 화장실 안에는 세탁기를 세면대 아래에 배치하여 따로 다용도실을 만들지 않아도 되게끔 만들었다. 이를 통해 온실에 더 많은 체적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서브 온실 즉, 복도를 보면 몇몇 의자와 책상이 배치되어있다. 할아버지의 또 다른 취미인 글쓰기를 위한 것들이다. 글을 집중하여 쓰고 싶을 때엔 서재에서 글을 쓰고, 개방감을 느끼거나 자연 안에서 영감을 얻고 싶을 땐 복도에 위치한 의자에 앉아 갈을 쓸 수 있게 끔 만들었다. 이를 퉁해 통행의 역할만 하는 서브 온실에 ‘머무를 수 있는 공간, 다양한 행위가 발생하는 공간’이라는 역할도 수행하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