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집, 학교, 직장 등 다양한 ‘공간’에 머무르게 된다.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은 대부분 벽으로 분리가 되어있고 형태가 고정적이며, 다른 공간으로 가기 위해서는 우리의 몸을 직접 움직여야만 한다. 그런데 만약 사람 대신 벽이 움직이며 공간의 형태가 시시각각 변할 수 있다면 어떨까?
삼각형, 사다리꼴, 마름모, 육각형 등 다양한 형태의 공간이 생성 가능한 정삼각형을 기본 도형으로 하는 프레임에 ’움직이는 벽체‘가 결합된 형태인 이 파빌리온은 사람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다. 움직이는 벽체를 밀고, 당기고, 회전 시키면서 자신이 원하는 형태와 크기의 공간을 끊임없이 만들어 낼 수 있다. 즉 이는 형태가 고정되지 않은, 사람이 직접 참여함으로써 비로소 의미가 생기는 파빌리온인 것이다.
‘공간’을 사전적 의미에 따라 ‘그저 아무것도 없는 빈 곳’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를 반대로 생각해보면 무슨 일이든지 일어날 가능성을 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파빌리온 역시 사람들이 참여하지 않을 때는 아무것도 없고 의미가 없는 빈 곳이지만, 벽들을 움직여 지나가거나 한 공간에 새로운 사람들과 모이게 되면 새로운 이야기와 이벤트들이 만들어진다. 물리적으로만 새로운 공간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새로운 사람들과 공간을 만들어 만나고 소통하며 심리적인 변화 역시 느낄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