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은 작은 우주이다.'
별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천문학자를 위한 집이다. 클라이언트는 밤하늘을 연구하는 천문학자임과 동시에 책을 출판하는 작가이며, 강연을 하는 자연과학 대중화 운동가이기도 한 칼 세이건(Carl Sagan, 1934~1996)을 모티브로 삼았다. 칼 세이건이 2022년에 존재했다면 어떤 주택을 원했을지를 생각하며 설계를 시작했다.
밤하늘이 잘 보이는 서울 외곽의 한적한 산 속으로 대지를 설정했다. 전체적인 형태는 태양계의 공전궤도에서 구상했다. 이 주택은 태양을 중심으로 행성들이 공전하는 태양계처럼 거실 및 천체관측실로 이루어져 있는 가운데 공간을 중심으로 각기 다른 성격의 공간들이 둘러싼 형태로 구성되어있다.
공간의 성격에 따라 거실과 주방이 있는 공적 공간, 침실과 욕실이 있는 사적 공간, 연구실과 서재가 있는 연구 공간 등 크게 세가지로 나눈 뒤, 공간의 중요도와 용도에 따라 크기를 다양화하고 층을 분리했다. 밤하늘을 바라보는 클라이언트의 특징에 따라 각 공간의 창문을 크게 내고 여러가지 천창을 내어 집 안에서도 밤하늘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각 층의 옥상에 난간을 설치해 테라스로 활용하여 날씨가 좋은 날엔 실외에서 별을 관측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주택엔 태양계의 ‘방향성’ 또한 숨어있다. 태양계의 행성들은 주로 태양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공전하는데, 이 주택도 현관에서 시작해 나선형 계단을 지나 테라스 꼭대기까지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동선이 구성되어있다. 이렇듯 공간의 구성과 사용자의 동선을 이용하여 집을 통해 우주를 느끼게 하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