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문화재 38호로 지정되신 방춘웅 옹기장의 인터뷰 내용과 서적들을 분석하며 예상되는 필요 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는 옹기 작업장 겸 거주 공간을 설계하였다.
건축물 내부에 찻집 겸 카페 공간을 두어 타깃 계층을 넓히고, 옹기를 전시하는 공간에는 현대인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올 다기, 식기세트 등을 전시하는 방법을 활용하였다. 또한 옹기 제작 과정의 특성상 불가피하게 거대한 규모의 노천 가마와 부지, 그리고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료 등이 꼭 필요하므로, 작업장의 완전한 이전이 아닌 일부의 기능만을 담은 작업실 겸 주택을 설계하였다. 따라서 클라이언트는 충남 갈산면에 위치한 대규모 작업장을 그대로 사용하지만 동시에 주말/ 공방 수업이 있는 날에만 연희동에 와서 거주하고, 작품을 만들거나 전시회를 열기 좋은 공간을 설계하기로 했다.
주택의 이름을 ‘Breathing House’로 지었는데, 그 이유는 공기가 통하여 음식의 보존을 돕는 기공의 존재 여부가 옹기의 정체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Breathing, 즉 ‘숨쉬다’라는 상징적인 표현을 어떻게 공간적인 언어로 번역하면 좋을지 연구해 본 결과 옹기의 제작 기법, 특성, 활용의 측면에서 3가지의 방법을 추출해볼 수 있었다.
먼저 벽돌 담에 구멍을 내어 쌓는 기법인 ‘영롱쌓기’를 활용하여 공기가 벽 사이사이의 구멍을 통과하도록 만드는 방법이 있다. 이때 옹기와 같은 색감과 재질의 벽돌을 사용하여 이 벽 자체가 ‘공기만이 드나들 수 있는 옹기’를 상징함을 은유하고자 하였다.
두 번째로는 옹기의 기벽을 만드는 과정 중 사용되는 코일링 기법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전통 옹기를 만드는 옹기장들은 흙가래를 한겹 한겹 쌓아 만드는 코일링 기법을 사용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일반적인 도자기보다 손으로 직접 주물러가며 정성스럽게 성형한 옹기에 숨을 쉴 수 있는 기공이 더 효과적으로 생성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법에 기공이 제대로 기능하도록 하는 어떠한 기술적인 비밀이 숨어있다고 판단하여, 이 코일링 방식을 상기시킬 수 있는 구조를 활용하였다.
세 번째로는 옹기를 땅속에 묻었을 때 더욱 기공의 효력이 빛을 발하며 음식이 더욱 오래 보관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러한 옹기의 활용에 근거하여 지하에 묻혀있는 옹기의 모습을 형상화하여 지하 공간을 디자인해보았다.
위 세 가지 방법을 적용하고, 지하에 묻혀있는 옹기를 상징하는 부분, 그리고 코일링 기법에서의 ‘코일’ 즉, 흙가래를 상징하는 매스들과 그 사이사이 빈 틈새의 면적 변화를 고려하여 지하 공간이 가장 열려있는 퍼블릭한 공간으로, 그리고 위층으로 올라올수록 외부와 분리된 프라이빗한 공간이 되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