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는 필동3가 62번지 일대로 무허가주택 재개발계획이 시행되지 않고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남산 인근의 무허가 주택촌이다. 위쪽으로 대학생원룸촌, 남으로는 독거노인이 거주하는 단독주택지의 중간에 위치해있고 남산을 한눈에 바라다볼 수 있는 전경이다. 이렇게 필동에서 가장 낙후되었지만 가장 좋은 전망을 가지는, 명암의 교차가 가장 극심한 곳이다. 떨어져있는 두 마을을 이어주는 축을 따라 동선을 내주고, 면하고 있는 숨은 공간에 인쇄산업이 많은 필동의 지역특화산업인 책방을 배치하여 책거리를 조성해주었다.
이런 곳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치를 찾아주기 위해 단계별로 나누어 관찰해보았다. 지금의 현황에서 먼저 불법증축물을 제거해주었더니 각자 집 앞에 마당이 생겼고, 담장을 없애주었더니 좁은 골목 뷰에서 요철이 많은 숨은 공간들이 다양하게 생겼다. 남산을 막고 있던 펜스도 없애 남산으로의 접근성도 확보할 수 있었다. 담장을 제거해서 생긴 오픈스페이스가 주요 거점들이 되어 새로운 길의 축을 정하였다. 이 축의 방향을 크게 본다면 대학생 원룸촌과 독거노인 주거지역을 이어주는 방향으로 다양한 가구유형이 섞이고 진입로가 대각선으로 바뀌면서 필동로에서의 자연스러운 유입이 가능한 여러 가지 장점이 생긴다.
이 프로젝트는 두 마을을 연결해주는 축을 따라 동선을 내주고 면하고 있는 숨은 공간에 인쇄산업이 많은 필동의 지역특화산업인 책방을 배치하여 책거리를 조성하고, 외부인과 분리된 거주민 동선을 마련해주어 남산이라는 자산을 온전히 이용할 수 있는 휴식공간을 만들어준다. 기존에 건물이 빽빽하고 담장이 많은 상태에서 담을 다 제거를 해주고 앞에서 말한 사이트를 가로지르는 축을 따라 작은 책방을 배치해주며 건물들 사이의 공간도 활용해주었다. 외부인들은 완만한 경사로로 올라와서 사이길로 올라가 남산으로 빠진다. 책방들은 주민자치로 운영되어 만화방, 헌책방, 어린이서점 등등의 테마가 있는 작은 서점들이다. 가운데 생긴 가장 큰 오픈스페이스 옆의 건물은 독서토론이나 교육프로그램이 열리는 커뮤니티 시설을 배치하여 인근의 대학생들을 포함한 다양한 가구유형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며 필동로에서 봤을 때 주거지가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남산산책로로 가는 길이 책거리로 조성되어 외부인들의 접근성이 좋아지고 낙후되었던 동네전체가 활력을 띠게 된다.